후배 장례식장에 가는 세 사람, 결말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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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장례식장에 가는 세 사람, 결말을 알 수 없다

sk연예기자 0 123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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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현재와 과거의 악연에서 탈출하는 로드무비
 
사진관을 운영하는 '사장'이 있다. 그는 홀로 밤에 소주를 들이키던 중에 아는 후배에게 전화해 같이 술을 먹자고 한다. 후배가 거절하자 그는 자기가 오늘 죽을 거라 말한다. 주절주절 신세 넋두리를 늘어놓던 그는 후배가 용무 때문에 전화를 끊은 뒤 모종의 시도를 단행한다. 하지만 얼마 후 그는 멀쩡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후배를 찾아간다. 여전히 사장은 후배에게 같이 술을 먹자고 강권한다. 그는 사진관도 내놓은 상태이고 딱히 크게 할 일도 없어 보인다. 둘은 후배의 핸드폰 대리점에서 별로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이어가지만 그들의 대화는 걸려오는 전화로 인해 계속 툭하면 중단된다.
 
사장은 후배 철수의 부친이 돌아가셨단 연락을 받는다. 하지만 장례식장이 광양이라 너무 멀다며 못가겠다고 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부친이 아닌 철수 본인이 자살했다는 소식이다. 이제 안 갈 수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하지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사장은 주변 지인들의 연락을 받고 무엇인가 마련하기 위해 찾아가기 껄끄러운 후배 '김이사'의 일터에 방문한다. 김이사는 번듯한 갤러리의 큐레이터로 일하는 중이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둘 사이는 서먹하기만 하다. 아무래도 두 사람은 과거에 큰 악연이 있는 것 같다.
 
공교롭게도 후배가 세운 '작전' 덕분에 사장과 김이사는 전남 광양으로 하루 꼬박 걸릴 여정을 함께하게 된다. 둘의 초반은 냉랭하기 그지없지만 악연도 인연이고 미운 정도 정이랄까. 시간이 지나자 얼어붙었던 개천의 얼음이 조금씩 녹아내리는 것처럼 그래도 각자 서로가 궁금하긴 했던지 사장과 김이사는 못 이긴 척 대화로 서로의 상태에 대한 탐색을 이어간다. 그렇게 참 애매한 조합의 '로드무비'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세 동행은 단맛 쓴맛 골고루 공유했을 공통의 과거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중이다. 철수라는 '맥거핀' 덕분에 셋은 실로 오랜만에 재회하고, 이제 과거의 응어리를 풀어내고 미래의 변란을 예비할 태세를 갖추게 된다. 어느새 셋의 머릿속에는 죽은 철수에 대한 관심보다는 산 자들의 근황 올림픽이 한참이다. 처음엔 잡아먹을 것만 같던 사장과 김이사는 어느새 각자의 현재가 궁금해 안절부절 한다. 그렇게 흘러가는 로드무비의 변주는 마치 미로에 발들인 것처럼 갈 길이 불투명해 보이지만 그런 상황에서 흔히 선보이는 조바심과 짜증 대신 유유자적하게 찰나의 흥미로움을 누리자고 권한다.
 
'장률'이라는 묵직한 각인이 새겨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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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를 이야기하고자 할 때 '장률'이란 이름은 절대 우회하거나 건너뛸 수 없는 거대한 산과 같은 존재다. 영화를 만든 이의 이력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장률 감독이 <우수>의 제작자로 이름을 올려놓은 데다 이 영화를 연출한 오세현 감독은 오랜 시간 장률 감독의 다수 작업에 스태프로 참여한 경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산업화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제작현장에서 도제식 견습 과정이 필수인 영화판에서 그런 인연의 여파는 결코 잊히기 어려운 존재감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우수>는 일단 그 제목부터 장률의 대표작 중 한편에 대한 '오마주' 성격을 짙게 드러낸다. 24절기 중에서 장률 감독이 제목으로 선택한 <망종>과 이어지는 <우수>가 채택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거기에다 영화의 거대한 '맥거핀'이라 할 수수께끼 인물 '철이' 캐릭터 또한 장률 감독의 초중반 작업들에서 그의 정체성인 연변 조선족 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이름들인 '창호'와 '순희' 사용법에 영감을 얻어 한국인들이 제일 익숙할 이름, '철수'와 '영희' 중에서 가져왔을 정도이니. (장률 감독은 캐릭터의 극중 이름 짓는 걸 유독 어려워해 한번 쓴 이름은 계속 사용하는 걸로도 유명했다)
 
영화는 그렇게 스승이라 할 장률 감독에 대한 경의로 가득하다. 제자이자 후배가 존경하는 스승의 작업들을 벤치마킹한 것이라 하면 적당할까? 하지만 단순한 마이너 카피라고만 치부하기엔 이모저모 뜯어볼 구석이 적지 않은 변주이기도 하다. 우선 제목으로 연결되는 <망종>과 이 작품 <우수>의 색깔은 퍽 다르다. 장률 감독의 <망종>은 조선족 출신인 감독이 중국 동북지방을 배경으로 당대 중국 사회 변방의 초상을 사회비판적으로 담아낸 색채가 짙은 반면, <우수>는 장률 감독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주요 캐릭터로 삼은 중산층과 소시민들의 군상 극에 가까워 보인다. 일단 감독 본인도 장률 감독의 중반기 이후 작품들에 참여해 왔기에 존경하는 스승의 작업형태 중 직접 목격한 것을 오마주하고 제목은 가장 인상적으로 본 그의 작품들 중에서 따온 것으로 이해하면 편할 테다.
 
자전적 경험담에 인상적인 캐스팅과 로드무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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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실제로 친구의 부친상인 줄 알았던 친구 본인 상을 겪으며 혼란했다고 한다. 그런 당혹스런 기억에다 영화 속에서 세 사람이 목적지를 헷갈려한 것처럼, 실제 엉뚱한 장소를 헤매고 다니며 장례식장을 찾느라 고생했던 '삽교천 일화'에서 겪은 경험담을 시나리오에서 중심축으로 풀어냈다. 즉 감독이 직접 밝혔듯이, "철수의 죽음이 그들을 우수천으로 초대했다"는 게 이 영화의 기본개요인 셈이다.
 
이 간단한 플롯을 제대로 구현하고자 감독이 특히 공들인 건 사사건건 지시하고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각자가 자기 몫을 해낼 배우들의 드림팀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수행해야 할 임무를 명확히 깨달은 상황이라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여 그 비전을 구현 가능한 배역진의 조합은 심플한 이야기 구성에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그런 팀 조합을 위해 감독이 동분서주한 결과가 윤제문-김태훈-김지성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다.
 
'사장' 역의 윤제문 배우는 심드렁하게 과거의 오류를 거머쥔 채 부유하는 존재다. 중년이지만 한 번의 결정적 회피 이후 끊임없이 떠돌면서 겉보기엔 한없이 찌질한 캐릭터를 특유의 풍기는 이미지를 활용해 구현해낸다. 그런 와중에 툭툭 튀어나오는 애들립이 미운 짓 하는데 미워하긴 겸연쩍은 '사장'을 구현해낸다. 사장과 모종의 관계로 얽매여 '극혐'하게 된 '김이사' 역을 맡은 김지성 배우는 첫 등장부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윤제문 배우와 대거리를 해내고, 중반 이후엔 오래 묵은 상처를 딛고 새로운 미래를 위해 마음의 문을 여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여기에 '후배' 역의 김태훈 배우가 건들건들하면서도 속 깊은, 주변에 한명 쯤 있을법한 아교풀 같은 오지랖의 소유자로 활약한다. 다들 베테랑 연기경력의 소유자들인지라 맡은 바 이상의 호흡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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